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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애터에서 만난 사람] '나무여성인권 상담소장 김영란 소장'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8-07-31 / 조회 : 818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여성이 자기 삶의 주체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일, 젠더폭력(폭력의 근본 원인이 사회적으로 부여된 성역할에서 비롯된 성폭력, 가정폭력 등)에 관심을 갖고 있고 그와 관련된 활동을 해온 21년차 활동가입니다. 나무여성인권상담소, 성평등불교연대, 그리고 마음애터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미투 운동의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첫째는 반성폭력운동으로 성폭력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성폭력은 조신하게 행동하지 않은 피해자가 원인을 제공해서 일어난 일이라거나 밤늦게, 술에 취해, 거절을 잘못해서일어난 일이라며 피해자를 비난하던 통념이 바뀌었지요. 둘째는 성폭력이라는 불편하고 불안한 이야기를 듣겠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어느 정도 형성되었다는 점입니다. 들어줄 준비가 되었다는 것에 대한 믿음이 생기면서 용기를 내는 피해 여성들이 많아졌습니다. 무엇보다 어디서나, 누구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피해를 드러내고 공감하고 확산하는 일이 가능해졌다고 생각합니다.

 

 

- 미투 운동이 단순히 남성과 여성의 대립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미투 운동의 본질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미투 운동은 생물학적 남성에 대한 비난이나 도전이 아닙니다. 수직적 위계문화 속에서 타인을 통제하고 지배하고 군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던 폭력적 남성성에 대한 문제제기이지요. 민주주의 운동처럼 일상에서 성차별과 폭력을 가능하게 하는 성별 억압과 차별의 구조에 대한 변화가 더 이상 늦춰져선 안 된다는 시대적 요청이라고 봅니다.

 

 

- 종교계의 미투 운동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요?

종교 안에서의 성폭력은 성직자와 신도와의 엄격한 위계관계, 가부장적인 교리해석, 신앙이라는 가치로 복종을 요구하는 분위기, 신앙공동체라는 끈끈한 소속감과 같은 특성들이 더해져 폭력을 더욱 은폐하게 하고 피해를 드러내도 적절한 지원과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독교는 목회자의 여자문제, 불교계는 은처라는 표현으로 성범죄보다는 성적욕망, 여자문제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지요.

 

 

- 미투 운동을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미투 운동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 더 이상 폭력을 간과하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성역할 고정관념과 불평등한 권력관계, 성차별적인 사회제도 등에 기반해 있고 여성폭력을 허용하는 방식은 다른 폭력을 합리화하는 데 그대로 적용되었습니다. 미투 운동이 소수의 피해여성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인권과 평등을 이루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변화가 되길 바랍니다.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피해여성들이 미투 하기 전에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들어줄까, 믿어줄까,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하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와 걱정입니다. 미투에 대해 국민의 70%가 긍정하고 지지하지만 20%는 반대합니다. 피해자들은 성폭력 피해로 인한 고통만이 아니라 주변인들이 보인 태도로 2차 피해를 입게 됩니다. 성폭력이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막을 수는 없겠지만 용기를 내어 미투한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주는 일만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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